책 읽고 영화 보는 고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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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월별 정리 일상

2012년이 된지도 벌써 3일... 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1월
혼란 하지만 바쁘지는 않았다. 긴장 속에서 겨울 방학을 보내고 학교에서는 논문 압박감만 줬음.

2월
1월과 다르지 않다. 실기 속도가 거북이 기어가는 속도라 속이 많이 탔었다.

3월
계속 카오스

4월
날씨는 따뜻했지만 어디가지 못하는 상황. 1월과 마찬가지로 중반까지는 혼란스럽고 바쁘지 않았다.
계속 논문 목차 수정과 내용 수정하고 번역 도움을 받았다.

5월
드디어 논문 제출!! 10만자 맞춰오라고해서 겨우겨우 해가져갔더니 안맞춰온 애들이 태반...
하지만 논문 교정및 편집과 졸업작품 때문에 화낼 정신도 없었다.

6월
5월 말처럼 정신없이 잠 못자가며 졸업 시험준비를 했다. 즐거운 추억이 됐지만 할일을 미리미리 하자는 교훈을 또 받았다.
시험 끝난 뒤로 아시아프 전시 신청하고 런던 여행갔다. 런던가서 스코틀랜드에 가고 싶어서 배아팠음.
아시아프 전시에 참여하게 되어 예상보다 일찍 한국에 들어가기로함

7월
... 7월의 반은 여유롭게 집에서 탱자탱자 놀았다. 그 뒤로 친구집 방문하기 죽음의 레이스를 달렸다(약 3주동안 집에 없었던 거지만 저질체력이라 정말 힘들었다 ㅜㅜ). 교수님들과 프랑스와 작별인사를 했다.

8월
집 주인 분들과 7월 말부터 짧게 바다에 갔다. 난 정신 놓고 컴퓨터 끼고 있었는데 왜그랬나 싶다. 모든게 불만이고 질투했다. 프랑스에 머물고 싶지만 그 동안 준비해 놓은게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건 없었고 한국에 가기로 결심한 내가 잠시 미웠음.
한국에 도착. 생각보다 빨리 서울로 이사왔고 정신없이 보냈다. 2주동안 부모님 집에서 지냈었는데... 일상이 싸움이었다.

9월
구직 시작. 1지망이었던 곳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처음 넣게 되어 지금 생각하면 형식에도 어긋나고 엉망진창인 서류를 넣었다. 지금도 가끔 이불 뒤집어 쓰고 하이킥을 날린다ㅜㅜㅜ 계속 이력서 넣고 집에서 은둔하는 생활을함

10월
몇몇 곳 면접 봤는데 음... 서로 안맞아 계속 서류를 넣던 중! 지금 회사 면접보고 17일 부터 출근했다. 합격했다는 전화받고 세상을 다가진 것처럼 기뻤다. 회사 적응 시작!

11월
계속 회사 적응 중. 다행이 모든 분들이 친절하고 야근이 거의 없다. 야근 없는거랑 내 저질 체력을 믿고 아는 분 일 맏았다가 혼이 빠져나가는 줄 알았다. 당진을 매 주말마다 갔다가 택시타고 회사 두번 갔다. 내 피같은 돈이 ㅜㅜㅜ ... 받은 월급으로 이것저것 샀다가 거지가 됐었음.

12월
계속 회사 적응 중.연말이라 부모님 집에 많이 갔었다. 동생에게 화를 냈는데 내가 사과하는걸로 끝남... ... 매번 결말이 같은데 왜 난 싸움을 거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2011년, 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직업이 바꼈고 주거지도 프랑스 북부에서 서울과 경기도로 바꼈습니다. 가족을 자주 볼 수 있어서 기쁘고 정들었던 곳을 떠나 마음이 허해지기도 했어요.

2012년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두근두근 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뒤렌마트 희곡선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번역 독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yes24에서 가져왔습니다.)


요즘은 출판사와 독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많습니다. 이 책은 그 방법 중 하나인 트위터 덕분에 알게된 보물입니다.

책에는 '노부인의 방문'과 '물리학자들', 이렇게 두편의 희곡이 들어있습니다. 노부인의 방문만 미리보기로 맛보고 샀는데 결과는 앞에 쓴대로 대만족이었습니다.

 이야기들은 흥미로우면서 간단합니다. 세계적인 거부인 노부인이 파산 위험에 처해있는 고향을 방문합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치켜세우며 도움을 간청합니다. 그녀는 흔쾌히 도와주겠노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한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젊었을 적 임신한 그녀를 버린 남자를 죽여달라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마을 사람들은 고뇌에 휩싸이고 완강하게 거절하는 듯 합니다.(결론 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작가는 노련하고도 적절한 타이밍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사실 읽으면서 결말을 미리 알 수 있지만 전혀 당혹스럽지 않았고, 표현하고자 했던 점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권선징악적인 구도, 여주인공의 한결같은 모습, 그에 반해 괴로워하고 미쳐가는 듯한 남자주인공, 갈대처럼 흔들리는 사람들 모두 설득력 있습니다. 희곡이라는 장르답게 중간에 무대의 모습에 대한 깨알 같은 설정도 무척 재미 있었고요. 책을 읽고 나니 한편의 연극을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록된 또 다른 이야기인 '물리학자들'은 한 공간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였습니다. 세명의 물리학자들이 나오고 그들 모두 미쳤버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정신병원에 수감됩니다.(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3막 짜리 이야기로 간단 명료하게 진행되며 군더더기 없습니다.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되어 읽는데 막힘이 없습니다. 행간과 자간, 글자크기도 적절해 눈이 편했고요. 책도 가벼워 휴대하며 읽기 좋았습니다.


한마디: 희곡의 재미를 알려준 작품

덧: 트위터에 이 책이 정말 좋았다고 멘션을 올렸더니 어떤 분이 뒤렌마트의 다른 책을 추천해주었습니다.

고양이춤, 2011 영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KT&G 상상마당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

 지지난 주 토요일, 오랜만에 만난 고향친구와 고양이춤을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집사경력 약 4년차인 친구는 자리가 없을까 걱정된다며, 예매를 했고 덕분에 편하게 봤습니다. 덤으로 상영후에 있었던 감독님과의 대화 행사도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는 윤기형 감독님의 영상과 길고양이 블로거로 유명한 이용한씨의 사진들 그리고 영화 음악을 담당한 음악가분이 만들었다는 애니메이션이 교차되며 진행됩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영상에는 윤기형 감독님의 나레이션이 사진들은 이용한씨의 나레이션이 감칠맛을 내며 두개의 이야기가 섞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야기를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금새 영화가 끝났습니다. 72분의 런닝타임은 보는 입장에서는 짧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결코 짧지 않다는걸 알기에 기분도 상쾌해졌습니다.

  사실 이기형씨의 유명한 저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읽은 사람과 블로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부분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길고양이를 보호해야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나 관련 기관 사람들의 호소는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생각할 수 있을 법한 것들이 안나오고 잔잔한 고양이들의 묘생을 보여줍니다. 이 점은 감독님과의 대화 시간에도 수차례 거론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에 메세지가 무엇이냐?", " 향후 고양이의 삶에 어떤 도움을 주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습니까?"와 같은 건설적인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사람들이 질문하기 전에 영화의 좋았던 점을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아 말해주는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감독님의 대답은 제 머리를 연신 끄덕이게 했습니다. 고양이를 불쌍하게 비춰 우리의 도움으로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만들고 싶지 않았노라고, 그들도 사람과 같은 거리에 사는 존중받아야 하는 생명체라는 것이죠. 감독님의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 첫부분에 간디의 명언,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 말은 모로코와 터키를 여행했을 때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사람들의 여유로움에 매우 놀랐는데 고양이들(혹은 개들)이 길거리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풍경들이 펼쳐졌습니다. 심지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도 고양이들이 당당하게 들어와 연신 나누어 먹자고 야옹거렸습니다. 식당 주인들은 고양이들에게 익숙한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줘도 만류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다른 생명을 존중하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여유가 없는게 아닌가, 쓸쓸하기도 했고요. (반대로 영화 제작 당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이야기는 감동, 또 감동이었어요.)


 대화 행사 시간이 끝나고 감독님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마음은 급하고 흥분해서 '고양이를 도우라는 메세지가 없어서 좋았어요.'라고 앞뒤 다 잘라서 말해버려... 집에 가는 내내 부끄러웠습니다.

 
한마디 : 군더더기를 찾아볼 수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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